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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 (Entfremdung, Alienation , 疎外) / 책갈피
posted by 얄롱얄롱 2012. 5. 5. 01:13

소외 (Entfremdung, Alienation , 疎外)

이명 : Entfremdung(독어)

 

인간의 사회적 활동에 의한 산물, 즉 노동의 생산물, 사회적 각종 관계, 금전, 이데올로기 등이 이것을 만들어낸 인간 자신을 지배하는 소원(疏遠)한 힘으로 나타나고, 그것을 만들어 낸 인간의 활동 그 자체가 바로 그 인간에게 속하지 않고 외적(外的)인, 강제적인 것으로 나타나는 상태를 가리키는 개념. 이와 같은 상태에서는 인간은 자신의 본질을 거세당하고 또 다른 인간들과의 관계가 왜곡되어 나타난다. 이러한 소외라는 개념, 요약하면 자기가 자기인 것을 거부당하고 본래의 자기에 대립하는 상태에 있게 되는 이 개념은, 철학사 중에서, 특히 피히테가 자아 활동의 소외에 의한 비아(非我 : 대상 세계)의 성립을 이야기했던 데에서 발견된다. 

뒤이어 헤겔은 피히테의 주관적 관념론을 극복하고 대상 세계(자연)를 '소외된 정신'으로 간주하여 절대정신의 속으로 편입시켜 소위 절대적 관념론을 주장하였으며 동시에 그는 노동의 소외 상태에 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헤겔에 이어 포이에르바하는 이 개념을 종교에 적용하여 종교라는 것은 인간 본질의 소외에 의해 생긴 것이라 주장하고, 또 관념론은 이성의 소외에 의한 것이라 하여 그것을 비판하였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소외의 근원을 파헤쳐 그것을 폐지하는 기초를 지적해 낼 수는 없었다. 

마르크스는 헤겔 및 포이에르바하의 소외 개념을 계승하여 그의 초기 사상에서 이 소외 연구에 대해 많은 노력을 하였다(예를 들면, 『경제학ㆍ철학 초고』, 1844). 마르크스는 소외 현상이 일정한 역사적 조건 아래서 생긴다고 하면서 그것을 사적 소유와 적대적인 분업관계에 결부시켰다. 그리고 그는 노동의 소외에 주목하고, 거기에서 자본주의적 모든 관계와 프롤레타리아트의 지위를 명확히 하였다. 즉 노동하는 인간과 노동하지 않는 인간의 관계, 노동과 그 생산물에 대한 이들 인간의 관계, 비인간적인 여러 힘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것 등을 명확히 하였다. 

이리하여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타나는 소외 현상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 명확한 답을 제시하였다. 즉 사람들이 소외감을 가지는 것은 실제로 그것을 만들어 낸 실재적 기초가 있기 때문인데 그 실재적 기초라는 것은 계급으로 분열된 사회이며 현실적으로는 바로 이 자본주의이므로 소외를 만들어 내는 토대로서의 자본주의 사회가 폐지되었을 때 비로소 소외도 폐지될 수 있다고 했다.

 

 


 

자기소외 [ 自己疎外 ]

 

헤겔의 용어. 어떤 존재가 자기 내부에 있는 것, 자기의 본질인 것을 외화(entäussern)하여, 자기가 외화했던 것을 자기 자신의 다른 부분으로서, 자기에 대하여 서먹서먹한(fremd) 것, 자기와 대립하는 것, 자기와 유리된 것이라고 간주하는 것을 말한다. 헤겔의 이념은 신의 세계창조의 설계도를 의미하는 참된 실재로서의 정신이지만, 이념은 그 내부 모순의 발현에 따라, 반대되는 자연으로 되고 본래의 자기를 잃어 버려 자연 속을 변전(變轉)한다. 이것이 이념의 자기 소외라 일컬어진다. 신은 자연을 창조하고, 그러고 나서 인간, 즉 정신을 창조하였으나, 그것은 정신이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이념이 자기에게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것이 자기 소외의 회복인데, 헤겔에 의해서 '자기내 귀환'(自己內歸還)이라고 불려졌다. 

그러므로 소외라는 사고는 헤겔 학설의 형성에 있어서 근본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그 이후 이 개념은 포이에르바하의 사상에서도 받아들여졌는데, 그 자연주의적, 인간주의적 입장으로부터 헤겔과는 반대로 신이 인간의 자기소외라고 해석하기에 이르렀다. 자기소외라는 개념은 마르크스의 사상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으나, 마르크스에 있어서 자기소외는 역사적인 것으로, 인간은 그의 종교적, 정치적, 경제적 각 조건의 귀결로서 스스로가 주인일 수 없고 물질로 취급되어 물질의 노예가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헤겔에 있어서는 자기소외와 대상화가 거의 같은 의미였었던 것에 반해, 마르크스는 인간의 본래적인 활동인 대상화는 자기소외와 구별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마르크스에 있어서 자기소외라는 용어가 빈번하게 나타났던 것은 초기였고, 장년 마르크스의 작품에서는 이 말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초기의 소외론을 마르크스의 철학으로 끝까지 인정하는가, 그렇지 않으면 성숙했던 마르크스가 이것을 제거했다고 간주하는가는 이론의 여지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마르크스주의를 인간주의적으로 해석하는가, 그렇지 않으면 그의 과학성에 중점을 두는가에 따라서 견해가 나누어진다. 자기소외라는 개념은 현대의 실존주의나 신학사상에서도 종종 근본적인 위치를 차지할 뿐 아니라, 현대 철학의 중심적 연구과제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