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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5.05 미네르바의 부엉이
미네르바의 부엉이 / 책갈피
posted by 얄롱얄롱 2012. 5. 5. 01:12


"Die Eule der Minerva beginnt erst mit der einbrechenden Dämmerung ihren Flug."

– Hegel, Grundlinien der Philosophie des Rechts, Frankfurt am Main 1972, S. 14

 

 

 

이제 이 세계는 어떻게 있어야만 하는가라는 데 대한 가르침과 관련하여 한 마디 한다면, 그러한 교훈을 받아들이기 위한 철학의 발걸음은 언제나 너무 느리다고 하는 것이다. 세계의 사상(思想)으로서의 철학은 현실이 그의 형성과정을 완성하여 스스로를 마무리하고 난 다음에라야 비로소 시간 속에서 형상화된다(Als der Gedanke der Welt erscheint 냗 erst in der Zeit, nachdem die Wirklichkeit ihren Bildungsprozeß vollendet und sich fertig gemacht hat). 바로 이와 같이 개념이 가르쳐주는 이것을 역사도 필연적으로 가르쳐주고 있으니, 즉 그것은 현실이 무르익었을 때에 비로소 관념적인 것은 실재적인 것에 맞서서 나타날 뿐만 아니라 또한 전자는 후자의 실재적인 세계를 그의 실체 속에서 파악하는 가운데 이를 하나의 지적(知的)인 왕국의 형태로서 구축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철학이 자기의 회색(灰色) 빛을 또다시 회색(灰色)으로 칠해 버릴 때면 이미 생(生)의 모습은 늙어버리고 난 뒤일 뿐이니 결국 이렇듯 회색을 가지고 다시 회색칠을 한다 할지라도 이때 생의 모습은 젊어지는 것이 아니며 다만 인식되는 것일 뿐이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깃들 무렵에야 비로소 날기 시작한다(die Eule der Minerva beginnt erst mit der einbrechenden Dämmerung ihren Flug).


* 헤겔 저, 임석진 역 『법철학』(서문),  (지식산업사), 36-3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