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 "자존심은.." / 책갈피
posted by 얄롱얄롱 2012. 5. 5. 00:01

자존심은 어떤 특정한 점에 있어 자기 자신의 지고의 가치에 대해 확립된 신념이다.

반면에 허영은 그러한 신념을 다른 사람에게서 불러 일으키려는 것이다.

 

-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자존심은 내재적이고 허영은 외재적이다.

허영은 스스로의 가치를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들으려는 심적 태도다.

그러므로 허영심은 사람을 수다스럽게 만들고 자존심은 사람을 과묵하게 만든다.)

밀란 쿤데라,『농담』 / 책갈피
posted by 얄롱얄롱 2012. 5. 5. 00:01

그렇다, 갑자기 모든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 가지 헛된 믿음에 빠져 있다. 기억의 영속성에 대한 믿음과 실수를 고쳐 볼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그것이다. 이것은 둘 다 잘못된 믿음이다. 모든 것은 잊혀지는 것이고, 고쳐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무엇을 고친다는 일은 망각이 담당할 것이다. 그 누구도 이미 저질러진 잘못을 고치지는 못하겠지만 모든 잘못이 잊혀져 갈 것이다.

 

 

밀란 쿤데라 『농담』 中

파울로 코엘료,『연금술사』서문 / 책갈피
posted by 얄롱얄롱 2012. 5. 5. 00:00

 

 

 

아름다운 이야기(나르키소스)



연금술사는 대상들 중 한명이 가져다준 책을 손에 들고 있었다. 표지가 떨어져나갔지만, 저자 이름은 알 수 있었다. 

오스카 와일드였다. 책 이곳 저곳을 훑어보던 그는 나르키소스에 관한 이야기에서 눈길을 멈추었다.


연금술사는 나르키소스의 전설을 알고 있었다. 물에 비친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보기 위해 매일 호숫가를 찾았다는 

나르키소스. 그는 자신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결국 호수에 빠져 죽었다. 그가 죽은 자리에서 한 송이 꽃이 피어났고,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따서 수선화(나르키소스)라고 불렀다.


하지만 오스카 와일드의 이야기는 결말이 달랐다.

나르키소스가 죽었을 때 숲의 요정 오레이아스들이 호숫가에 왔고, 그들은 호수가 쓰디쓴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대는 왜 울고 있나요?" 오레이아스들이 물었다.

"나르키소스를 애도하고 있어요." 호수가 대답했다.

"하긴 그렇겠네요. 우리는 나르키소스의 아름다움에 반해 숲에서 그를 쫓아다녔지만, 사실 그대야말로 그의 아름다움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 볼 수 있었을 테니까요." 숲의 요정들이 말했다.

"나르키소스가 그렇게 아름다웠나요?" 호수가 물었다.

"그대만큼 잘 아는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나르키소스는 날마다 그대의 물결 위로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 보았잖아요!"

놀란 요정들이 반문했다. 호수는 한동안 아무 말도 않고 가만히 있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저는 지금 나르키소스를 애도하고 있지만, 그가 그토록 아름답다는 건 몰랐어요. 저는 그가 제 물결위로 얼굴을 구부릴 때

마다 그의 눈 속 깊은 곳에 비친 나 자신의 아름다운 영상을 볼 수 있었어요. 그런데 그가 죽었으니 아, 이젠 그럴  수 없잖아요."


"오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다!" 연금술사는 감탄을 터뜨렸다.

 


파울로 코엘료『연금술사』서문

티베트 도(道)의 실천 中 / 책갈피
posted by 얄롱얄롱 2012. 5. 4. 23:58

마르파는 아들이 다음과 같이 말했을 때 매우 감동했다 :

"아버지께서는 모든 게 환상이라고 항상 말씀하셨죠. 아버님의 아들이 죽는다면, 그것도 환상인가요?"

그러자 마르파는 이렇게 대답했다 :

"물론이지, 하지만 내 아들의 죽음은 최고의 환상이지."

 

-『티베트 도(道)의 실천』

 

 

 

롤랑바르트 '밝은 방-사진에 관한 노트' 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