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게보르크 바흐만,「고모라를 향한 한 걸음」 / 책갈피
posted by 얄롱얄롱 2012. 5. 5. 01:02

 

 

그녀가 과거의 모든 것을 던져버린다면, 과거의 모든 것을 불살라버린다면, 그때야말로 비로소 그녀는 자기 스스로에게 도달 할 수 있으리라. 그녀의 왕국이 도래할 것이다. 그리고 그 왕국이 찾아왔을 때, 그녀는 이미 타인의 척도로는 측정될 수도 없고, 평가 받지도 않을 것이다. 그녀의 왕국에는 새로운 척도가 효력을 발할 것이다. ―그때에는 아마도―그녀는 이러이러하다든가, 매력이 있다, 매력이 없다, 이성적이다, 비이성적이다, 정숙하다, 부정하다, 행실이 얌전하다, 또는 거침이 없다, 접근이 어렵다든가, 불장난을 좋아한다, 등등의 방법으로는 말해질 수 없을 것이다.

 

- 잉게보르크 바흐만, 「고모라를 향한 한 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