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는 작년에 암수술을 받으셨다. 위암 말기 직전이었다.
수술은 다행히 잘 끝났고, 할머니는 치료를 위해서 몇 달 동안 우리집에 묵으셨다.
심심한 음식을 먹고, 공원을 산책하고, 가만히 앉아 티비를 보는 게 할머니는 답답하셨던가 보다.
메모만 남기시고 훌쩍 본래 당신의 시흥집으로 가버리셨다.
할머니의 글씨체가 예술적(?)이어서 사진을 찍어두었는데
지금 내 사무실 컴퓨터 바탕화면으로 쓰고 있다.
이걸 보면 직원분들이 한 마디씩 하는데, 그때마다 나는 우리 할머니 작품이라 말한다.
2015.01.11
Canon EOS 400D 18-55mm